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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온라인 튜터링 수기: 멘토, 탐정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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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5회 작성일 25-10-03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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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튜터링 수기를 작성하면서 글자 수 제한 때문에 이야기를 다 풀지 못한 것 같아서 이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튜터링 수기 제목에 블로그 URL을 첨부했는데, 이 글을 담당자 분께서 읽으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EBS 함께학교 튜터링에 참여하면서 저는 멘토로서 많은 변화와 발전을 겪기도 했고, 멘티의 성장을 관찰하는 것이 정말 흥미로웠습니다.
먼저 저는 멘티가 모르는 수학 문제를 풀이하는 절차에서, 보통 맨 처음에 어떤 문제를 모르는지 물어본 다음 그 문제에 대해 멘티가 스스로 어디까지 접근해봤는지 묻습니다. 왜냐하면 모르는 문제라 하더라도 어떤 문제는 처음부터 시작조차 하지 못한 경우가 있고, 다른 어떤 문제들은 멘티가 처음에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는 알겠는데 중간에 어느 부분에서 더 이상 풀이 진행 방식이 생각이 나지 않아서 막혀버린 경우에 해당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멘티가 특정 문제에 대해서 시작은 해봤는데 중간에서 더 이상 생각이 나지 않았다고 이야기하면, 일단 멘티가 시도했던 풀이를 들어봅니다. 그런데 여기서 저는 처음에는 이런 궁금증을 가질 때가 있었습니다. 바로 ‘어? 여기까지 풀었으면 나머지는 쉽게 풀어서 끝까지 답 낼 수 있을 것 같은데?’라는 의아함이 들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그것은 튜터링 초반에 들었던 생각이었고, 튜터링을 반복할수록 그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어느 수업에서 제가 “그런데 여기까지 풀이했으면 이 이후로는 조금 수월하게 풀 수 있지 않았나요?” 라고 질문했었는데, 멘티가 이 질문에 대해 그래도 마지막에 어떻게 답을 내야할지 도저히 몰랐다고 답해준 것이 제 생각을 결정적으로 바꾸어 주었습니다. 이를 계기로 저는 아무리 어떤 문제에 대해 어떻게 접근하는지 알아도, 그리고 심지어 중간 과정까지 돌파했어도 마지막 답을 내기 직전의 부분에서 제동이 걸릴 수 있겠다는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깨달음을 기반으로 튜터링을 하면서 앞으로 내가 멘토로서 어떤 역할을 하면 좋을까 생각해 보았는데, 저는 멘티 학생이 어떻게 문제풀이를 했는지 그 증언을 듣고 난 후에 멘티가 문제를 풀면서 어떤 개념을 놓쳤는지 짚어주고 문제 풀이의 단계 중에 어디까지 진행이 되었으며 어느 단계를 학생이 돌파하지 못하고 있는지 파악해서 알려줘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마치 일어난 사건에 대해 단서를 찾고 어떤 것이 결정적인지 추리하는 탐정과 같이 말입니다.
처음에는 학생이 체계적으로 문제 풀이하는 것에 약하고 같은 문제 유형인데도 반복적으로 질문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이러한 방식으로 저는 학생이 어떤 개념을 더 숙지하는 것이 필요하고 어떤 과정을 연습하는 것이 좋을지 짚어주니 멘티가 특정 유형에서 어떤 부분에서 더 이상 풀이가 떠오르지 않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조금씩 알고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특히 한 수업에서 특정 유형의 문제를 반복적으로 풀이해보는 연습을 할 때, 처음에는 조금 풀다가 잘 모르겠다고 했었는데 점점 반복하면서 스스로 문제를 풀고 답과 정확한 풀이까지 이야기하는 것을 보며 정말 뿌듯했습니다.
또, 멘토링을 하면서 학생과의 유대감을 쌓아갈 수 있도록 많이 노력하고 있으며 현재 맡고 있는 과목인 수학 과목에 대한 수업이 아니더라도 다른 과목에 대해 멘토링을 하고는 했습니다. 사실 멘티 학생이 활발하거나 외향적인 편은 아니어서, 처음에는 제게 먼저 무언가를 적극적으로 제시하지 않는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저는 될 수 있으면 많은 저만의 공부 노하우나 학습 방법에 관해 이야기해주고 싶었고, 혹시나 진로 고민을 한다면 이에 대해서도 제가 그러한 고민을 할 때 어떤 생각을 했었는지 생생하게 이야기해주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항상 수업을 마칠 때 “혹시 꼭 수학 문제 질문이 아니더라도 다른 과목에 대해 질문이 있거나, 공부방법 같은 것이 궁금하다면 언제든 질문해줘!” 라고 입버릇처럼 덧붙이고는 했습니다.

그래서인지 튜터링 회차가 조금씩 지나니 드디어 언제는 멘티학생이 자신이 내년에 선택과목을 골라야 하는데 어떤 과목을 골라야 할지 모르겠어서 조언을 부탁하기도 했고, 지난 번에는 멘티가 중간고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수학 이외에도 영어, 한국사 등의 과목을 어떻게 공부할지 잘 모르겠다고 고민을 이야기해주었습니다. 이런 질문에 대해 저는 제 노하우이기는 하지만, 현재 멘티 학생의 학습 상황이 어떤지, 그리고 멘티 학생이 어떤 공부 성향을 가지고 있는지 분석한 후에 이에 맞추어 학습 방향을 제시해 주었습니다. 이후 멘티 학생이 제 조언을 듣고 이를 기반으로 선택 과목을 잘 선택하고, 공부 방향을 조금씩 잡아나가는 것을 보니 그동안 어떻게 공부했는지 정리하고 이야기하느라 오랜 시간을 썼고 쉬운 과정만은 아니었지만, 앞으로도 멘티 학생을 비록 비대면으로 마주하기는 하지만, 멘티를 잘 관찰하여 멘티 개개인의 성향에 맞게 학습 조언을 더 해줘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또, 여담이지만 EBS 튜터링은 화상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그동안 대면 과외 수업 등을 자주 해왔던 저로서는 화상 멘토링을 직접 진행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아무래도 진행 시 시스템의 문제, 예를 들면 네트워크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하기도 했고, 직접 옆에서 설명해 주는 것에 비해 전달력이 떨어지지는 않을지에 대한 우려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예상보다 온라인 튜터링이 어렵지는 않았습니다.
다행히도 화상 수업 룸의 기능을 적절하게 이용하니 온라인 튜터링도 마치 옆에서 수업을 진행하는 것처럼 진행할 수 있어서 편리했습니다. 특히나 화상 수업 룸에서 화이트보드 기능과 교재(비록 화질이 별로 좋지는 않은 것 같지만..)를 보면서 수업을 진행가능한 기능이 제일 유용한 것 같습니다. 약간의 팁이지만, 맥북과 아이패드를 사용하는 멘토의 경우 맥북에서 화면 미러링을 선택해서 아이패드와 연결할 경우 맥북에 있는 화이트보드를 아이패드로 복제해올 수 있기 때문에 애플 펜슬로 아이패드 화면에 떠 있는 화이트보드에 판서를 하면 굉장히 편리합니다. (화이트보드가 있는데 맥북에서 터치패드로 어떻게 판서를 하지..? 에 대한 의문점을 해소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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